‘예수께서 보시고 노하시어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막 10:14)
재잘거리며 노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다. 푸른 오월의 새싹들처럼 푸르게 솟아나는 아이들이 아닐 수 없다. 초등학교 교정을 지나칠 때마다 지치지도 않는지 운동장에서 뛰고 뒹구는 아이들을 볼 때면 예전에 읽었었던 천상병 시인의 ‘난 어린애가 좋다’는 시구가 생각이 난다. ‘… / 그래서 난 동네 어린이들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 요놈! 요놈하면서 내가 부르면 / 어린이들은 환갑 나이의 날 보고 요놈! 요놈한다 / 어린이들을 보면 볼수록 좋다 / 잘 커서 큰 일 해다오’
내게 있어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그것은 어 린 아이들과 신나게 웃고 떠들면서 이야기할 줄 아는 목회자가 되는 것이다. 저 멀리서도 나를 보고는 “목사님” “목사님” 하면서 달려와서는 품에 꼭 안기는 아이들이 몇 명이라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럴 때에 얼마나 기쁘고 행복할까.
한때는 청소년 사역자가 되는 꿈이 있었다. 기타를 메고서 찬양을 하며 놀이도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지내고 싶은 꿈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그 꿈을 하나님께서 어여삐 보셨는지, 지금도 자라나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노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지난주일 오후에는 ‘경동지구회 남신도회 주관 연합예배 및 체육대회’가 있었는데, 오가는 차 안에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40대 후반의 녹슨 개그를 하는 내 이야기에도 손뼉을 치며 웃어주는 학생들이 그렇게 정겹고 고마울 수가 없었다.
벌써 오래 전이다. 전도사 때에 지도했던 학생들의 여러 자료를 지금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벌써 그 아이들은 장성하여 자식들까지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내게는 여전히 그때의 그 아이들이지 싶다. 이제 좀 더 시간이 흘러가게 되겠지. 그러다 자식들까지 곁들여 찾아온 그 녀석들의 어린 날의 색 바랜 이야기들을 끄집어 놓게 될 때에 얼마나 가슴 저리는 뭉클함이 있게 될까.
이 시간 유년의 기억 속에 잠겨든다. 그러면서 윌리엄 워즈워드의 ‘무지개’에 나오는 시구를 떠올린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 내 가슴 설레느니 /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정말이지 내 심령과 삶이 항상 오월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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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봄날에 시상을 떠올려 봅니다. ㅎㅎ
학문은
물을 거슬러 가는 배와 같아서
나아가지 않으면 물러나느니라
빨리 하려 하면 이루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보면 큰 일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
학창시절 한문시간에 배웠던 글인데 지금도 좋아하는 글 중 하나입니다.
우리 신앙생활에도 잘 접목되는 글귀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