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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12:1-2; 요한복음 4:23-24; 시편 8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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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자들은 자기들에게 이르던 바와 같이 듣고 본 그 모든 것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하며 돌아가니라’(눅 2:20)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게 하는 성탄절이다. 혹자들은 ‘기독교에서 부활절과 성령 강림절과 같은 날들이 더 크게 여겨져야 한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절기 중에서 나는 성탄절이 제일 좋다. 그것은 무엇보다 성탄절과 함께 했었던 어린 날들의 추억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성탄 이브 행사로 인해서 내 어린 날의 기억들은 전혀 가난하지 않다. 그 소중했던 추억들은 오늘의 나를 있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믿는다.

 고향 교회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얼마나 많이 연극 무대에 올랐는지 모른다. 철사 줄에 매여 있던 막이 옆으로 젖혀지려고 할 때의 그 흥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에서의 짧은 대사 한 마디는 떨릴 수밖에 없었는데, 등장인물 중에서 전혀 비중이 없어 보이는 목자역할을 하면서도 말이다.

 그래도 그 무대에 섰었던 작은 경험들이 한때는 연극배우가 되고자 하는 마음까지 들게 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어린 날의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시골 촌놈 주제에 그래도 아기 예수의 탄생 축하 행사로 인해 생각도 꿈도 목소리로 부쩍 커졌던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렇다. 예수님을 생각하면 언제나 감사다. 어린 날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내 삶이 조명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인지 모른다. 어디에다 내놓을 수도 없었을 촌놈인 나를 한 순간 한 순간 빚으시면서 이렇게라도 살아가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2016년 전, 캄캄한 밤중에 베들레헴 지역에서 양떼를 치던 목자들 역시 그렇지 않았을까. 내세울 것 전혀 없는 바닥에서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저들이었을 것이지만 아기 예수의 탄생으로 인해서 저들의 삶에 얼마나 놀라운 일들이 가득 차게 되었는지 모른다. 주의 사자의 음성을 들었고, 하늘의 천군 천사들의 합창 소리를 들었으며, 구유에 나신 아기 예수까지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예수님의 탄생이 저들의 역사의 무대 한 가운데에 서게 해 주신 것이다. 저들의 입술에서 한숨과 탄식을 거두게 하시면서 하나님을 향한 영광의 찬송이 울려나는 삶을 살게 해 주신 것이다. 이 양남 바닷가에서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탄일종 소리가 힘껏 울려날 수 있도록 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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