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생명 · 평화 · 선교 공동체

로마서 12:1-2; 요한복음 4:23-24; 시편 8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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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막 4:28)

 

 며칠 전에 예전 생각이 나서 아내에게 넌지시 물었다. “여보, 잡채에는 조선간장을 쓰나 외간장을 쓰나?” 그랬더니 하는 말이다. “외간장을 쓰지. 조선간장을 쓰면 짜기만 짜고 색도 허옇기만 한다.” 알아도 잘 안다.

 

 신혼 초에 있었던 일이다. 담임목사님을 비롯한 중직자분들로 해서 집으로 초대를 해서 음식을 대접할 때였다. 아내가 잡채를 들고 나와서는 상위에다가 놓았는데도 반응이 영 이상하다. 몇날 며칠 동안 신경을 쓰고 정성을 들인 음식이건만... 그때 한 분이 했던 이야기다. “사모님, 잡채에는 조선간장이 아니라 외간장을 써야 되요.”

 그때를 생각해보면 참 재미난 것들이 많다. 한 번은 껍질을 까지 않은 밤을 전자레인지에 돌렸었는데, 좀 시간이 지나자 무슨 폭발음이 온 집안에 들리는 것이 아닌가. 알고 봤더니 전자레인지에서 그 사단이 난 것이다. 또 한 번은 압력 밥솥에다가 돼지고기를 넣고 수육을 만들어 먹는다고 하다가 큰 소리와 함께 돼지고기 덩어리가 천장까지 솟구쳤다가 보기 좋게 땅바닥으로 내동냉이 쳐졌던 때도 있었다. 이렇게 많은 것들이 그저 서툴기만 했던 아내가 이제는 이것저것 장만해서 내놓는 음식들이 먹을 만하다.

 

 비단 이것은 아내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나 역시 예전에 써놓은 설교문이나 글들을 읽어볼 때가 있는데, 그러면 영 어색하기만 하고 유치하기까지 하다. 미숙한 부분도 많고, 정제되지 않은 채 표현되어진 거친 부분도 눈에 띈다. 당시에는 나름 흡족할 만 했을 것이지만 세월이 지나서 다시 보게 되니 거슬리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한번은 우리 아이들이 설교를 준비하느라 힘들어하던 나를 두고서는 그런다. “아빠, 예전에 해 놓았던 설교를 다시 하면 안돼요. 그래도 되잖아요.” 그때 해줬던 말이다. “애들아, 너희가 초등학교 때에 써먹었던 축구 기술을 지금까지도 여전히 먹히는 것이 아니잖아. 학년이 올라갈수록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고 연마해야 하는 것처럼 아빠가 설교하는 것도 그래.”

 

 16년 12월 마지막 달도 이제 세 주일만을 남겨놓고 있다. 화살처럼 빠른 세월이라더니 그런 모양이다. 그래도 속절없이 흐르는 그 세월을 두고서라도 우리가 봐야 할 것이 있지 않겠나 싶다. 마냥 세월만 흘러간 것이 아니라 그 세월에 맞게 우리의 변화된 모습도 분명 있지 않겠는가. 그냥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그 나이에 맞게 삶의 경험과 신앙의 연륜이 어우러져서 잘 버무려지고 있지 않겠는가.

 이해되지 못했었던 것들도 조금씩 이해가 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생각이 나기도 하고 말이다. 보는 눈도 좀 달라졌을 것이고 듣는 귀도 그럴 것인데, 깊어진 주름만큼이나 연륜도 깊어졌을 것이니 그것이 얼마나 큰 감사더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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