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되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오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하고 이 모든 일에 욥이 범죄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하지 아니하니라’(욥 1:21,22)
‘너희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샤비샤비랍!’ 어떤 지인이 카톡 프로필에 적어놓은 글귀다. 삼남매를 키우고 있는 엄마가 작년 대학 입시에 실패했던 첫째 딸이 다음에는 꼭 합격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두 동생들도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되길 바라면서 주문을 외우듯 적어놓은 것이다. 자녀를 향한 엄마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그렇다. 부모로서 자식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학생으로서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것이고, 특기생들이 자기가 가진 재능을 발휘했으면 하는 것도 두 번 말할 필요도 없다. 사업가로서 사업이 잘 되었으면 하는 것이고, 농부면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고, 어부는 많은 고기를 낚았으면 하는 것은 물어볼 필요도 없다.
이렇게 원하는 대로 잘 되면 감사하게 되는 것이 보편적인 우리네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잘 되기를 기도하는 것이고, 성실한 가운데 노력해가는 것이다. 만약 잘 되는 가운데에서도 감사하지 못하면 그의 인격과 신앙을 다시 한 번 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살면서 겪게 되는 상황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길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평탄한 길과 가시밭길이 있는 것처럼 우리 삶이라는 것도 그와 같다는 것이다. 나도 물론 지금까지 쓰라린 경험을 통해 흘린 눈물이 많다. 오래 전에는 실패로 인해 눈물을 흘리면서 보게 되었던 거울 속의 그 모습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고 있다. 그때에 얼마나 하나님께 서운한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 불평은 얼마나 늘여놓았던고.
그러면 이제는 어떨까. 40대 후반을 살아내고 있는 이제는 과연 어떨까. 내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내게서 어떤 것들이 거두어지고 있을 때, 지금도 어린 날의 그때처럼 하나님께 서운함을 표하고 불평을 늘여놓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가 가진 신앙의 크기는 거두어지고 있을 때 나타나는 것이겠다. 높아졌다가 낮아질 때에, 있다가 없어져 갈 때에, 눈이 희미해지고, 관절이 물러지고, 약봉지가 늘어가고, 머리가 희어져가고, 사랑했던 사람이 곁을 떠나고, 나 역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떠나게 될 때에 내 신앙의 크기는 가늠되는 것이겠다. 그때에 내 입술에서 뱉어지는 말들은 어떤 것들일까. 욥처럼 다니엘처럼 하박국처럼 그럴 때에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영적인 거장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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