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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똘이 2016-04-23 2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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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 중에 고난당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기도할 것이요 즐거워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찬송할지니라’(약 5:13)

 

흐린 날씨로 인해서 어둠이 일찍 찾아들 것 같다, 그 무렵에 일회용 커피를 타서는 바닷가로 향한다. 재색빛 하늘과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다는 것도 제법 운치가 있다. 홀짝거리며 마시는 커피와는 다르게 굉음을 내며 넘실거리는 파도는 심령 깊숙한 곳까지 밀어 붙일 태세다.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이런 날에도 넌지시 바다를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그 바다를 보면서 인생을 보는 것이겠다. 인생은 바다와 같다고 했던가. 쉼 없이 치는 파도를 보면서 인생을 보는 것이겠다. 그 끝없는 파도를 보면서 살아온 삶을 보며 살아갈 삶을 보는 것이겠다.

 참으로 우리 인생에 있어서 어찌 그리도 사연이 많은지 모르겠다. NO(노) 사연이 아니다. 어떻게 그렇게도 조용할 날이 없는지 말이다. 서로 간에 다투고 지지고 볶을 일들이 많아서 잠시도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문제가 없는 사람은 공동묘지에만 있다더니, 살아 있는 자의 특권이라도 되는 냥 터져 나오는 문제들로 눈코 뜰 새가 없다. 쓴 커피가 당기는 것은 인생의 쓴 맛이 감돌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느 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꽃이 피었으니 지는 때가 오는 것이다. 젊었을 때가 있었으니 늙어지는 때가 오는 것이다. 종종 중 3짜리 아들 녀석들이 팔씨름과 씨름을 붙어 올 때가 있다. 말은 않지만 올해까지만 이기지나 않을까 싶다. 좀 있으면 이 녀석들이 깔깔거리는 소리를 바닥에서 듣게 되겠지. 그간 잔소리도 참 많이 했었는데, 그 잔소리를 내가 들어야 될 때가 곧 찾아들겠다.

 알게 모르게 내게서도 세월이 많이 가버렸다. 그러는 동안에 볼 것도, 몰 볼 것도 많이 봤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있었고, 용서가 쉽지 않은 이들과의 만남도 있었다. 웃을 때보다 웃지 못할 때가 더 많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에, 넘실거리는 파도를 바라보면서 인생을 더듬어보게 되는 것이다. 살아온 날들 만큼이나 살아갈 날들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그렇게도 많은 사연을 가진 나로 이 바닷가에 있게 하신 이는 누구일까. 쉽지 않은 삶이었을 것인데, 이 곳에서 살아 숨을 쉬고 있음은 누구로 인함인가. 하나님께서는 나로 고난을 당할 때 기도하게 하시고, 즐거울 때에 찬송하게 하심으로 당신 안에서 인생의 크고 작은 파도들을 넘어오게 하신 것이다.

파수꾼 2016-04-23 오후 22:27

콜롬비아에서 쓴 커피 한잔하시죠^^

귀한글 감사합니다.

버섯똘이 2016-04-26 오후 12:33

권 장로님. 콜롬비아 커피 드셔보셨지요. 제가 커피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콜롬비아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음. 좋다."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의 말씀으로 쓰디 쓴 인생의 바다를 잘 헤쳐나가길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을 쓰시기 전에 꼭 읽어주십시오! +3
42 ‘합력해서 선이’ +2
41 ‘날이 뜨거울 때에’ +3
40 ‘뜨겁게 하소서’
39 ‘바람 앞의 등불’
38 ‘뚫어 뻥’
37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니’
36 ‘맛동산에 깃든 사랑’ +2
35 ‘앵두 같은 입술에서’ +1
34 ‘두려움을 믿음으로 바꿀 수만 있다면’ +3
33 ‘이제 좀 괜찮아졌다.’ +6
32 ‘내 밥을 먹는 그 시간 그때도 가장 즐겁다’ +3
31 ‘물이 마르면 인심도 메마른다.’ +1
30 ‘갈 길을 밝히 보이시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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