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산 속 양지 바른 곳에서 진달래가 소복이 꽃을 피어가고 있다. 수줍은 듯 살포시 엷은 웃음을 띠는 것이 여간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야, 예쁘다. 정말 예쁘다. 어떻게 저렇게 예쁠 수 있을까.” 그랬더니 옆의 아내가 괜히 시샘을 한다. “나한테는 한 마디도 예쁘다고 안 하면서 말이지.”
따뜻한 봄볕으로 인해서 온 산과 들에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어나는 것을 본다는 것이 희망이요 기쁨이다. 칙칙한 회색빛만이 감돌던 산과 들녘에서 예쁘장하게 피어나고 있는 꽃들로 인해서 입에서는 연신 노래가 터져 나온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
겨울에는 추위가 왕 노릇했었는데, 이제는 봄을 맞아 꽃들이 왕 노릇하고 있는 것이다. 꽃을 보면서 부활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른다. 부활을 살아가고 있는 꽃들처럼 나 또한 그리 살아야한다는 하늘의 가르침이라 여겨지니 오늘 처해진 이 자리에서 웃음꽃과 이야기꽃을 활짝 피어나가야만 하겠다.
3여 년 전에 한 번은 집에 두고 있던 감자가 몇 개 썩었다. 그래서 거름이라도 되라고 교회당 뒤편 담 밑에다가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었다. 그리고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고 있었을 무렵, 풀들이 자라서 뽑다보니 아니 이게 웬일인가. 글쎄 썩어서 버린 그 감자에게서 주렁주렁 열매가 달려 있는 것이다. 그때의 심정은 참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썩어버려서 먹지 못해 버려진 그 감자에게서 많은 열매가 열려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나도 그렇겠다. 썩어문드러져서 아무렇게나 버려질 수밖에 없는 나를 그냥 두지 아니하시고 긍휼하심 가운데 살려주셔서 이렇게나마 글이라도 긁적이면서 희망을 이야기해 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은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한 번은 집사람에게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아마 내가 주님을 몰랐더라면 나는 염세주의자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촌놈으로 자란 탓에 신세타령이나 실컷 늘여놓으면서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서 부활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란 말인가. 소박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부활하신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또 달리 무엇이란 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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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귀한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