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가 막 피어나고 있다. 작년에 씨를 받아서는 봄비가 내리는 날에 뿌렸던 씨가 싹을 틔어서는 이제는 꽃으로 화답해주고 있다. 그간 건들거렸던 도깨비 풀로 어지러웠는데 이제는 한들거리는 코스모스로 넘쳐나게 될 것이니 좋다 마다다.
그 옆으로는 호박꽃도 피었다. 참 복스럽다. 한국의 어머니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사실 그 자리에는 괜한 욕심을 부려 너무 이른 봄에 모종을 사다 심어서 몇 개가 서리를 맞아 죽었다. 그래서 다시 사다 심은 것인데, 그래서 그런지 그 감회가 남다르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호박잎도 따다가 먹을 것이고, 함께 모여서는 호박전에다 호박죽까지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그냥 좋아진다.
어디 이 뿐이랴. 오이에도 꽃이 피어나고, 고추에도 피어난다. 토마토는 말할 것도 없다. 그나마 촌에서 보고 자란 게 있어서 그런지 텃밭을 일구어서 뿌려놓은 씨앗과 심은 모종들이 때를 만나서는 꽃을 피어내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가지 모종이 토질과 잘 맞지 않는지 자라는 속도도 느리고 꽃도 피어내지를 못한다. 그래도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좀 더 기다리다 보면 가지도 가지가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 있을 것이라.
돌이켜보니 예전에는 참 무심했었다. 별 생각지도 않았다. 꽃이 피어야 열매가 맺히고 씨가 맺힌다는 당연한 사실이 크게 와 닿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한맘에 오고 나서는 직접 심고 뿌려놓아서 그런지 그 꽃들 이후에 맺히게 되는 열매와 씨들이 얼마나 크게 와 닿는지 모른다. 그 꽃들을 향해 날아드는 벌과 나비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하나님을 향한 감사가 콧노래로 흥얼거려진다. 신의 한 수 한 수가 어찌 그리 기가 막힌 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 텃밭을 가꾸고 돌보면서 많이 웃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웃음꽃 뒤에 맺히게 될 열매가 분명 있을 것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싱긋이 웃어주는 미소에 마음의 빗장이 풀리겠고, 박장대소하며 호탕하게 웃어주는 것으로 벽이 허물어지고 골이 메워지겠지. 그 웃음꽃이 피어나는 곳으로 춤을 추듯 벌과 나비들이 하나 둘씩 날아들게 될 것이고 말이다. 옹기종기 모여서는 알콩달콩 이야기꽃과 환한 웃음꽃을 피어가다 보면 열매들이 하루가 다르게 익어갈 것이고 씨들은 빼곡히 차가게 될 것이고.
예쁜꽃이 지기전에 방문해야겠어요 ㅎㅎ
한맘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로 함박웃음이 늘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어제 동궁과 월지아래 연꽃단지에서 찍은 사진 함께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