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아 2:15)
길다면 길었던 설 명절 연휴가 다 지났다. 많이들 늘어지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허리띠도 늘어났겠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번에 너무 많이 먹어서 몸무게가 늘어났다면서 걱정들을 한다. 어떤 사람은 2kg이나 불어났다면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단다. 먹을 때는 좋았을 것이지만 먹고 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네 인생살이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놀 때는 좋았는데 놀고 나니 걱정이고, 잘 때는 좋았는데 자고 나니 걱정이려나. 여하튼 먹어서 불어난 만큼의 살을 빼는 것이 느슨해지고 풀어진 만큼의 삶을 조아서 새롭게 시작해가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을 성 싶다.
그나마 개인적으로는 새벽기도회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육체가 원하는 대로 한도 없이 늘어질 수 있는 나를 잡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편안해져서 육체의 안락함에 묻혀 버리지 않고 늘어진 몸을 억지로나마 일으켜서는 새벽을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이 지나고 나면 얼마나 감사한 은혜인지 모른다. 의무감이라는 것, 해야만 한다는 것이 때로는 참으로 필요한 것이겠다. 자발적이지 못하다면 의무와 책임이 하게 해야 한다는 것, 그러다보면 예기치 못한 은혜를 받기도 하고 말이다.
설 연휴를 보내면서 너무 많이 먹고 쉬면서 무거워진 몸만큼이나 영적으로 둔해진 모습이지는 않을까. 영적인 촉수가 무뎌져서는 아무 것도 아니며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니 말이다. 2016년도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새로운 다짐들이 있다. 구체적인 기도의 제목을 가지고 이전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고자 했던 새해의 소망들이 있다. 그 꿈들이 비틀거리면서 쓰러져가게 할 것이 아니라 꿈틀거리면서 살아나가야 한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펼쳐나가기에 부족함이 없어야만 하겠다.
이 시간 생각에 잠긴다. 기도한다.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는 무엇일까. 꽃이 피어 열매를 맺어야 할 포도원을 망치는 작은 여우는 무엇일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지나쳐 버리는 안일함’ ‘아무 일 없이 지나가 버리는 안이함’ 이게 작은 여우겠다. 이 작은 여우가 포도원을 허물어뜨리는 큰 세력이겠다.
먼저는 항상 기도다. 기도를 통해 영적인 촉수를 세워 눈에 잘 뛰지 않는 이 작은 여우들을 발견하고서는 내쫓을 수 있어야 하겠다. 새로워지지 않으면 늙어갈 수밖에 없는 이 자리에서 오늘도 나는 살기 위해서 발버둥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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