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의 날이라고 멸시하는 자가 누구냐 사람들이 스룹바벨의 손에 다림줄이 있음을 보고 기뻐하리라’(슥 4:10)
지난주 목요일 밤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그 소리가 컸던지 잠에서 깼다. 그런데 사실 그 바람소리 때문에 깼다기보다는 밖에 놓아둔 박스와 봉지 안에 빈병을 비롯한 재활용품들이 빠져 나와서 굴러다니는 소리에 깨게 된 것이다.
이틀 전에 내어놓으려고 문 밖에다가 둔 것들이 그 날 밤에 난리를 친 것이다. 그 소리가 어찌나 요란하던지 수습을 하지 않고서는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아서 현관문을 열고는 나서게 되었는데, 세상에나 얼마나 제멋대로들 나뒹굴었는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귀찮아서 잠시 미루어 두었던 차에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 추운 밤에 세찬 바람을 맞아가며 주섬주섬 다 줍고서는 다시 잠자리에 누웠지만 벌써 잠이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오른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았구나!’로부터 해서 누가 목회자가 아니랄까봐 설교거리들이 하나 둘씩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시작한다. 미적거리다가 치우지 않고 해결하지 않은 것들로 인해서 일어난 불상사가 뭐가 있을까?
먼저 ‘미루고 있는 일들이 없는가?’이다. ‘감사절 때에 감사 일기를 쓰고자 마음먹었는데, 내일 아침부터 꼭 시작하자는 것이다.’ ‘하고자 했으면 머뭇거리지 말고 실행에 옮기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니 그 밤에도 괜한 의욕들이 생겨난다. 그간에 하고자 했던 것들이 미뤄지다가 유야무야 사라진 것들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서 다시 시작해가야겠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부분이다. 작은 것들을 쉽게 쉽게 생각하고서는 챙겨내지 못하다가 결국 쌓이고 쌓여서는 바람이 불게 되는 날에 이르러서야 수습을 하느라 힘들어지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것이다. 소통의 관계를 가로막고 서 있는 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어야겠다. 눈빛 하나, 손길 하나, 말 한 마디에 이르기까지 결코 작을 수 없는 것들인 줄 알아 잘 챙겨갈 수 있어야겠다.
마지막으로 보게 되면, 언제나 내게 있어서 생각의 정점은 하나님이다. 어떤 일이든, 누구와의 문제든 하나님으로 마무리를 짓고 싶은 것이다. 기도와 말씀 속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서 내게 들려주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을 듣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들려주시고자 하실까. 여전히 온전히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나를 깨우시기 위해서 그 날 밤에 그렇게 나를 깨우신 하나님이실 것인데, “하나님, 하나님과의 소통이 잘 이뤄지는 제가 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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