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후 12:9)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현관 앞 계단을 내려오다가 그만 발목이 겹질리고 말았다. 무심코 내디딘 발이 바닥에서 1-2cm 정도 올라와 있는 그 사이를 밟은 것이다. 얼마나 아프든지, 온 몸에 식은땀이 나고 빈혈기가 오는 것이 토할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던 그 작은 것으로 인해 당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니 작은 것이라도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하겠다.
앞에 있던 차량을 잡고서는 얼마간 버티고 있었는데, 그때 교회의 편찮은 성도들이 생각이 났다. ‘아파봐야 아픈 이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힘들어봐야 힘든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절로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다. 그러한 때에도 예수님의 십자가까지 생각이 나는 것을 보면 누가 목회자 아니랄까봐 그런 모양이다. 예수님께서 육신의 몸을 입으셔서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심으로 우리 인생들의 고통을 다 아시고 헤아려주실 것이라 여겨지니 그 아픈 때에도 은혜가 된다.
절뚝거리며 사택에 들어와서는 신음소리를 내니 아내가 뛰쳐나온다. 그리고는 얼음을 가지고와서는 찜질을 해 주는데, 괜히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아마 나 같았으면 그렇게 칠칠맞냐면서 핀잔을 한 바가지 퍼 부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붓기는 계속해서 있어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고 C.T까지 찍으니 뼈 2군데에 골절이 있단다. 한 달 정도는 고생을 해야 되겠다고 하니 난감하다.
이어서 깁스를 하는 중에 싱긋이 웃음이 나온다. 몇 해 전에 명절날 가짜 깁스가 그렇게 잘 팔렸다는 것이고, 또 어떤 때는 품절까지 되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라서다.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는 며느리들을 위한 아이디어 상품치고는 꽤 괜찮은 품목이 아니었다 싶다. 그간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까지 했을까 싶은 것이 동정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추석 연휴가 곧 시작된다. 라디오에서는 벌써 추석 분위기를 한껏 달구고 있다. 올해는 좀 이른 추석이지만 그래도 마음은 벌써 고향집에 향해 있다. 이번 추석에는 우리 남편들과 아버지, 아들들이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딸들과 함께 함께 움직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음식도 같이 하고, 설거지도 같이 하고, 이야기도 같이 하면서 두런두런 정과 사랑을 보름달처럼 키워갔으면 좋겠다. 어차피 난 이번 명절에는 꼼짝 마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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